노동: 기여 vs. 분배
노동생산성, 노동분배성, 공정, decoupling
1 서론
Neoclassical Growth Model(신고전적 성장 모형)은 경제성장의 핵심 지표로 총생산량(Gross Domestic Product, GDP)을 중시한다. 이 모형에서는 생산의 핵심 요소를 다음과 같이 세 가지로 구분한다 (Solow 1956).
- 총 노동량(Labor Input, \(L\))
- 총 자본량(Capital Input, \(K\))
- 노동증강기술(Labor-Augmenting Technology, \(A\))
그러나 자본량(\(K\))은 직접적으로 측정하기 어려우며, 일반적으로 Perpetual Inventory Method(영속적 재고법)과 같은 방식을 활용하여 추정한다 (Hall and Jones 1999). 이에 더하여, 노동증강기술(\(A\))은 더욱 측정이 어려운 정성적 요소이기 때문에, 많은 연구에서는 Constant Returns to Scale(규모에 대한 수익 불변)을 가정한 Cobb-Douglas 생산함수를 이용하고, 추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차항(Error Term)을 기술진보(\(A\))로 대체하기도 한다 (Barro 1991). 이러한 방식이 현실을 얼마나 정확하게 반영하는지는 논란의 여지가 크다.
모형(Model)은 본질적으로 이론적 가설이며, 경제성장에 대한 다양한 견해를 반영할 수 있는 도구이기 때문에, 각자의 가설과 주장을 펼치는 것은 학문적으로 허용될 수 있다. 그러나 문제의 본질은 해당 모형이 현실을 얼마나 정확하게 설명하고 예측할 수 있는지에 있다.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지속적으로 예측에 실패하는 경제성장 모형은 실질적으로 활용 가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Stiglitz 2017).
경제성장과 관련하여 실용적인 측면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는 총 노동량(\(L\))이라고 볼 수 있다. 이는 비교적 객관적인 측정이 가능하며, 경제의 실질적 변화를 분석하는 데 유용하다. 이러한 맥락에서 노동 생산성(Productivity)과 노동 분배성(Distributivity)라는 두 가지 핵심 개념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2 본론
2.1 1. 노동생산성(Labor Productivity)의 변화
노동생산성은 단위 노동량당 산출량을 의미하며, 다음과 같이 정의할 수 있다 (Acemoglu et al. 2014).
\[ \text{노동생산성} = \frac{Y_t}{L_t} \]
여기서 \(Y_t\)는 총생산량(GDP)의 대표적 대리 변수(proxy)이며, \(L_t\)는 총 노동량을 나타낸다. 각각의 변수는 다음과 같이 측정하였다.
- 총생산량 Proxy (\(Y_t\)): Real Gross Domestic Product per Capita
- 장기적으로 볼 때, 총생산량은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 총노동량 Proxy (\(L_t\)): Hours Worked by Full-Time and Part-Time Employees
- 총 노동시간
- 이 역시 갈수록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로부터 계산한 노동생산성(\(Y_t/L_t\)) 역시 시간에 따라 증가하는 함수임을 확인할 수 있다. 즉, 경제가 성장함에 따라 노동자 1인당 산출하는 생산량은 꾸준히 증가해 왔다.
2.2 2. 노동분배성(Labor Distributivity)의 변화
노동생산성이 증가하면, 일반적으로 노동자에게 돌아가는 보상 역시 증가해야 한다는 것이 경제적 정의(economic fairness)와 균형적 성장(balanced growth)의 핵심 원칙이다 (Piketty 2014). 그렇다면 노동 분배성(Labor Distributivity) 역시 시간이 갈수록 증가하였을까?
이를 확인하기 위해, 노동자의 시간당 실질 중위임금 (Real Median hourly Wage) 을 대리 변수로 활용하였다.
- 노동에 분배된 총량 Proxy (\(X_t\)): Employed Full-Time: Median Usual Weekly Real Earnings
- 장기적으로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으나, 변동성이 존재하였다.
- 노동분배성 Proxy (\(\frac{X_t}{L_t}\))
- Real Median hourly Wage = median real wage per hour
- 노동생산성이 증가하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노동자에게 분배된 시간당 소득의 중위값 (\(X_t/L_t\))은 오히려 갈수록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를 시각적으로 명확히 비교하기 위해, 노동분배성을 \(\frac{X_t}{L_t} \times 100\)으로 스케일링하여 그래프로 나타냈다.
FRED Graph (1980년 이후 노동생산성과 노동분배성 비교)
그래프를 살펴보면, 1980년대 이후 노동생산성과 노동분배성 사이의 격차가 점점 더 커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노동생산성이 증가함에도 불구하고, 노동자에게 돌아가는 보상의 증가 속도가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다시 말해, “노동생산성과 노동자 보상의 분리 현상(decoupling)”이 지속적으로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Stansbury and Summers 2020). 이러한 현상은 장기적으로 경제적 불평등(economic inequality)을 악화시키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작용할 수 있다 (Stiglitz 2012).
2.3 3. 노동분배성 감소의 원인
노동분배성(Labor distributivity)과 총노동소득분배율 (Labor share)의 감소에 대한 경제학적 분석은 다양한 요인을 고려해야 하지만, 주요한 원인으로 다음 두 가지가 지적된다.
- AI 기술 진보(Technological Progress)
- OECD의 분석에 따르면, 인공지능(AI)과 같은 첨단 기술의 발전은 특정 고숙련 노동자(high-skilled workers)에게는 유리하게 작용하지만, 그렇지 않은 노동자들에게는 불리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OECD 2018). 이는 노동시장 내 임금 불평등(wage inequality)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 선진국 주도형 세계화(Globalization)
- 생산 공정의 해외 이전(offshoring)과 국제 무역의 확대는 저임금 노동력을 활용한 생산 방식을 증가시켜, 선진국 내 노동자의 소득 증가율을 둔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Autor, Dorn, and Hanson 2013).
2.4 4. 노동참여율(Labor Force Participation Rate)의 변화
또한, 노동소득 분배율 감소와 노동시장 변화를 분석하기 위해, 노동참여율(Labor Force Participation Rate)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Current Population Survey (CPS)에서 조사한 Labor Force Participation Rate를 분석하였다.
- COVID-19 팬데믹이 발생한 2020년에는 노동참여율이 일시적으로 급락했으나, 이후 빠르게 정상 수준으로 회복되었다 (Coibion, Gorodnichenko, and Weber 2020).
- 장기적으로는 완만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는 인구 고령화(demographic aging) 등의 요인과도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Krueger 2017).
3 결론
생산에 대한 노동의 기여와 노동자 보상의 분리 현상(decoupling)은 실증적 데이터에 의해 명확히 확인된다. 노동생산성이 지속적으로 증가함에도 불구하고, 노동자에게 분배되는 소득 상대적으로 감소해 왔다 (Karabarbounis and Neiman 2014). 단위 노동량당 노동자에게 분배되는 소득도 감소해 왔다. 경제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의 주요 원인으로 AI 기술 진보와 선진국 주도형 세계화를 지목하고 있으며, 이는 장기적으로 노동시장 내 불평등 심화 및 경제적 불안정성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Milanovic 2016). 향후 연구에서는 노동분배성 (Labor distributivity) 회복을 위한 제도적 개선책을 추가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